삶이 지치고 힘들 때 읽는 위로의 책 - <아무튼, 디지몬> 을 읽고
디지몬을 즐겨보며 자란 세대들에게 '디지몬'을 주제로 쓴 에세이는 매력적일 테지만, 이 책은 단순히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작가는 '디지몬 어드벤처'를 보고 성장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삶에 디지몬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따뜻한 이야기로 풀어낸다. 디지몬을 앞세워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감성에세이에 가깝다.
디지몬을 본 적은 있다,
또는 내 삶이 지금 꽤 팍팍하다,
나만 이렇게 힘들까?라는 기분이 든다,
라면 누구나 이 책을 통해 위로를 얻을 것이다. 맘 편히 만화 보는 느낌으로 <아무튼, 디지몬>을 꼭 읽어 보시길.
아무튼, 디지몬 | 천선란 - 교보문고
아무튼, 디지몬 | 길고도 매우 짧았던 유년 시절에 건네는 작별, 천선란 세계의 시작찾아라 비밀의 열쇠, 미로같이 얽힌 모험들! 세기말의 혼란이 막 잠잠해지려던 2000년, 신나는 가사의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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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의 의미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현실에서 벗어나 아주 먼 곳으로 또는 이곳과는 아예 다른 어떤 곳으로 숨어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작가 역시 아빠의 부재와 기본적인 성정에서 기인한 고독감으로 늘 외롭고 우울했으며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괴로워했다. 그래서 디지몬 세계를 동경했다고 한다. 그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었던 것이다.
외로움도 고독도 없이 마주한 악과 싸우는 나를 필요로 하는 디지몬 세계. 늘 나를 바라봐주고 응원해 주는 나의 디지몬. 현실이 어렵고 버거운 사람들에게 제일 필요한 존재일 거다.
삶의 어려움
작가가 어린 시절 디지몬을 통해 느낀 감정이, 성장한 후 어려움에 처했을 때의 과정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된다.
엄마가 아프고 그로인해 파생된 돌봄 노동을 하게 된 이후의 이야기가, 어쩌면 디지몬을 통해 작가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이야기였는지 모르겠다. 누구보다 살아주길 바란 나의 엄마였지만, 그로 인해 무너진 자신의 삶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다. 작가에겐 '돌봄 노동'의 형태로 찾아온 삶의 고통이나, 사실 개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프지 않은 삶이 없고, 고난이 없는 삶이 없다. 이 것이 끝이리라는 보장도 없고, 사실은 내게 최선일지도 모른다.
다 나름의 역경을 해치면서 고군분투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어쩌면 인생 자체가 고통이고 번뇌이나 그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인 듯하다고 생각했다.
아빠는 그렇게 생각해. 엄마가 아프지 않았으면 물론 엄마에게 더 좋았겠지만, 그게 정말 우리 삶의 최상이었을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 더 나쁜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어. 겪어보지 않은 세계가 최상일 거라 생각하지 마. 지금 우리의 현실이 가장 행복하고, 견딜 수 있는 상황일 거야. -페이지 69(ebook 기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위로
작가는 가끔은 피하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자고 한다.
무조건 버티기만 하며 나를 갈아 넣지 말자. 삶은 끝까지 버텨내며 마지막엔 승리를 거머쥐는 전쟁이 아니니까. 그냥 긴 여정 속에서 존재하다가 중간중간 만나는 즐거움에 행복하기만 하면 그뿐이다.
도망치는 때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한 삶의 방식 중 하나라 생각한다. 북토크에서 독자들이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면, 나는 도망치라고 말한다. 견디고 이기는 건 나중 일이고, 숨이 막히면 우선 거기서 벗어나야 한다.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도망치지 말고 싸워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삶은 전쟁터가 아니다. 왜 삶이 전쟁터야 하는가? 적어도 내게 산다는 건 그저 '있는' 것이다. 존재하는 것. 너무 의미가 많아 모든 것이 무의미해진 모순적인 세상에서, 너무 많은 존재 속에 의미를 잃은 내가 꿋꿋하게 존재하는 것. 방법은 간단하다. 나를 죽일지도 모르는 위험 요소로부터 도망치면 된다. - 페이지 71(ebook 기준)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나라 안팎으로 굉장히 시끄러운 세상이다.
현실에센 디지몬 세계 속의 악당보다 더 크고 지독한 악들이 여기저기 퍼져있다.
그러나 디지몬 세계 속의 연대와 나를 향한 믿음이 악당을 무찌른 것처럼, 지금의 현실 역시 우리는 그렇게 또 나아갈 것이다. 깨도 깨도 계속 새로운 악당이 나올지언정, 나와 함께하는 디지몬은 어디서고 또 존재하는 법이니까.
디지몬의 어린 시절의 나를 위로한 것처럼, 지금의 우리를 붙들어줄 이런 책이 나를 또 단단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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