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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꼭 피해야 할 생각 -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를 보고

owana 오와나 2024. 10. 17.

 

데이트로 보기 좋은 뮤지컬,

또는 뮤지컬 처음 보는데 어떤 걸 보면 좋을까 하는 고민이 든다면, 

무조건 추천하는 뮤지컬이 바로 '젠틀맨스 가이드'이다. 

내가 공연을 시즌 마감할 때 다 돼서야 봐서, 

(2024 시즌 서울공연은 10월 20일이 마지막이다,)

지금 이 공연 보러가세요~! 라고 추천하긴 어렵다는 게 무척이나 아쉽다. 

 

 

광림아트센터

화,수,목 7시30분 / 금 3시, 7시30분 / 토 2시, 6시30분 / 일 3시 (월 공연없음, 공휴일 일자별 상이)

www.klarts.kr

 

사실 '젠틀맨스 가이드'는 

뭔가 제목이 주는 진입장벽이 있어서... (적어도 나는 그랬다.)

선뜻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매우 재미있고! 나름 반전도 있는 코믹한 극이다. 

 

줄거리

 

'몬티'라는 남자주인공은 홀어머니와 함께 매우 가난하고 어려운 삶을 이어나가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에야 자신이 백작가문의 후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머니가 그 백작가문 사람이었으나, 가난하고 별 볼일 없는 남자에게 

시집을 가면서 가문에서 제명을 당했다는 과거를 알게 되는 것이다. 

몬티는 이 사실을 알고 백작가문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 보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자기가 백작 자리까지 가기 위해서는

앞선 후계자 8명을 제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걸 실행에 옮기고자 그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줄거리만 들으면 마치 미스터리 스릴러극 같지만, 

몬티가 8명의 후계자를 만나는 여정, 여정이 매우 코믹하게 그려지는 극이다. 

또한 어디까지가 대본이고, 어디까지가 배우들의 애드리브인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현장감이 많이 담기는 극이기도 하다. 

"이 브로콜리는 채소의 익힘 정도가 이븐하지 않잖아~!!"라는 대사가 등장할 만큼

(흑백요리사를 본 사람이라면 분명 여기서 터지게 되어 있다.)

시의성이 많이 담겨 있어 더 흥미롭고 웃음을 자아낸다. 

중간중간 배우들 마저 진짜로 터져버리는 순간에, 

관객들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로 웃음바다가 되어버린다. 

 

우리가 인생에서 피해야 할 것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민감하시다면 살짝 피해 주시길!)

2022년에 공연을 봤을 때와 달리, 

재관람이었어서 그런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던 공연이기도 했다. 

 

 

직접이든 간접이든 살인에 가담한 몬티는 결국 백작지위에 오르긴 하나,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아갈 것이며 주위를 끊임없이 의심하게 될 것이다. 

천시 다이스퀴스의 등장이 그것을 충분히 뒷받침해준다. 

천시라는 이름이 주는 느낌처럼, 그는 천한 지위의 삶을 살아가나

그 역시 다이스퀴스의 후손으로, 

언젠간 반드시 몬티의 자리를 위협할 인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무슨 죄든 결국은 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내가 좋아하는 권선징악을 생각게 하는 결말이다. 

 

천시는 처음 등장할 때 다소 어리숙해 보이는 모습으로 나온다. 

몬티가 있던 공간을 청소하는 청소부 역할이었는데, 

몬티가 '널 이렇게 살게 두는 다이스퀴스 가문이 원망스럽지 않냐'라고 질문했을 때,

천시는 해맑게 웃으며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천시의 그런 모습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걸 떠나서,

같은 상황에 처해 있어도 누군가는 상대를, 그리고 세상을 끊임없이 원망하며 복수를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의 행복을 그리며 해맑게 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몬티는 자신의 노력보다는 

집안에 기대어 미래를 바꿔보려 했고, 

끝없는 자기 연민에 빠져 스스로를 피해의식 속에 가뒀다. 

그것이 발판이 되어 백작이 된 게 아니냐라고 말하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천시 다이스퀴스의 등장만으로 몬티의 말로는

몬티 앞의 8명의 후계자들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모두의 출생과 배경은 다를 수밖에 없다. 

주저앉아 울면서 왜 나는 가진 게 없어를 말할지,

나는 내 삶을 사랑하기에 앞으로 나아가면서 난 행복해를 말할지는 

본인이 만들 수 있다. 

 

피해의식에서 벗어나는 인생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고 싶다면 읽기 좋을 책▼

 

곽정은의 <마음 해방> - 고통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는 법

작가 곽정은. 나는 그녀를 '마녀사냥', '연애의 참견' 등과 같은 연애 프로그램에서 연애 조언을 거침없이 내뱉는 "방송인"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녀는, 마음의 문제를 깊이 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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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젠틀맨스-가이드-캐스팅-보드
10월 12일 토요일 2시공연의 캐스팅 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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